[케이스 스터디] 브랜드는 어떻게 경험이 되는가. 빙그레 왕실초코 ‘포커 바디감이 다르다!’ 캠페인 전략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광고의 경계가 흐려진 지금, 소비자는 더 이상 브랜드의 ‘설명’을 기다리지 않는다. 대신 브랜드의 태도, 세계관, 감각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겪고 느끼는’ 방식을 기대한다. 광고는 더 이상 TV나 지면 속에 머물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흐름 속에 스프링앤플라워는 독특한 접근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빙그레와 스프링앤플라워가 함께 만든 ‘왕실포커’ 론칭 캠페인이다.
스프링앤플라워 김진영 AE는, “왕실초코는 빙그레의 신제품 초코 드링크로, 기존 브랜드 팬층의 신뢰와 친밀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역의 확장을 시도하며 탄생했다.”며 캠페인 의도를 설명했다. 이미 친숙한 ‘빙그레’ 브랜드 위에 왕실초코만의 독립적인 세계관과 메시지를 더해, 소비자에게 전혀 새로운 방식의 초코 드링크 경험을 제안했다. 스프링앤플라워는 이 캠페인을 단순한 신제품 소개가 아니라, ‘포커 바디감이 다르다’는 메시지를 어떻게 소비자에게 경험하게 할 것인지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캠페인의 빅 아이디어는 왕실초코 캐릭터의 상징적인 대사, “짐은 바다 건너 군림하는 포커 왕이다.”에서 시작됐다. 이 한 문장은 캠페인의 전체 방향성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으며, 브랜드의 세계관과 제품의 차별적인 특성을 함께 아우른다. ‘왕실초코’라는 제품 콘셉트를 바탕으로 ‘포커 왕’이라는 강한 캐릭터 정체성을 부여하고, ‘포커 바디감’이라는 감각적 메시지를 도출해 익숙한 제품군 안에서도 새로운 경험을 설계하는 데 주력했다.
왕실포커 캠페인은 세 가지 접점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첫 번째는 커머셜 필름. 클래식 회화 톤에 컨템포러리 무드를 더한 3D 연출, 왕실포커 무게감과 분위기를 살린 내레이션을 통해 세계관과 캐릭터를 정교하게 구축했다.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보는 내내 ‘포커 바디감이 다르다’는 메시지가 감각적으로 각인되도록 설계됐다.
두 번째는 디지털 기반의 브랜드 게임 콘텐츠, ‘왕실포커 필사대전’. 왕의 어명을 빠르게 필사하는 방식의 이 게임은 소비자가 브랜드 스토리를 직접 타이핑하며 플레이하게 함으로써, 단순한 메시지 전달을 넘어 브랜드 메시지를 능동적으로 수용하고 자연스럽게 기억하도록 유도했다. 소비자가 왕의 서기가 되어 브랜드 세계관에 참여하는 구조는 몰입감을 높이고, 브랜드와의 상호작용 경험을 극대화했다.
세 번째는 성수동 거리에서 펼쳐진 IRL stunt. 커머셜 필름 속 대사, “유제품 명가의 명예를 걸고, 묵직한 포커 바디감을 알리겠다”를 현실에서 구현한 순간이다. 왕의 의전을 콘셉트로 한 게릴라 퍼포먼스로, 전통 복장을 갖춘 퍼포머들이 정해진 대사 없이 시민들과 직접 교감하며 브랜드 캐릭터를 현실 공간에 소환했다. 이 퍼포먼스는 SNS와 연계되어 실시간 디지털 확산으로 이어졌다.
스프링앤플라워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하나의 메시지가 다양한 접점에서 일관되게 ‘경험되도록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익숙한 포커 드링크라는 제품군 안에서 ‘바디감’이라는 감각적 인식을 어떻게 차별화된 언어로 풀어낼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 해답을 왕실 세계관과 왕의 선포를 담은 커머셜 필름과 디지털 게임 콘텐츠, 왕의 행차를 표현한 게릴라 퍼포먼스를 통해 구체화했다.
결과적으로 “왕실포커는 바디감이 묵직한 포커 드링크”라는 인식은 여러 채널을 통해 자연스럽게 퍼졌고, “포커가 묵직하다”, “입에 남는다”, “목넘김의 격이 다르다” 같은 자발적인 반응으로 이어졌다. 제품이 가진 감각을 소비자 경험으로 전환해내는 것, 그것이 이번 캠페인의 핵심이었다.
이러한 접근은 양승규 카피라이터가 말한 크리에이티브 의도와도 맞닿아 있다.
“왕실포커는 기존 빙그레 브랜드 자산 위에 또 하나의 강력한 개성을 더한 시도였다. 신제품을 소개하는 방식부터 소비자와의 대화 방식까지 모두 달랐고, 그것이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길 바랐다.”
이 캠페인은 브랜드가 세상에 어떻게 인식되길 원하는지를 질문하는 데서 출발해, 그 인식을 소비자가 어떤 방식으로 경험하게 할지를 치밀하게 설계한 작업이었다. 브랜드 인식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콘텐츠와 공간, 인터랙션 속에서 구체화하려는 실험이기도 했다.
‘왕실포커’ 캠페인은 새로운 브랜드, 새로운 제품을 시대의 언어로 어떻게 해석하고 감각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 브랜드가 앞으로 어떤 캐릭터로, 어떤 경험으로 소비자와 더 만나게 될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