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크리에이티브] 베네치아, 제프 베이조스 온라인바카라 앞두고 대형 배너 시위…“온라인바카라 장소 빌릴 돈 있으면 세금도 더 내라”

2025-06-28최영호 기자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세계적인 억만장자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가 6월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초호화 온라인바카라을 올린 가운데, 환경운동 단체들이 현장에서 고소득층의 조세 책임을 촉구하는 이색 시위를 벌였다.

영국 시민단체 ‘에브리원 헤이츠 일론(Everyone Hates Elon)’과 그린피스 이탈리아(Greenpeace Italy)는 온라인바카라 하루 전인 26일, 베네치아 중심부 산마르코 광장(Piazza San Marco)에서 가로 20m, 세로 20m 크기의 대형 배너를 펼쳤다. 배너에는 “베네치아를 온라인바카라장으로 빌릴 수 있다면, 세금도 더 낼 수 있어야 한다(If you can rent Venice for your wedding, you can pay more tax)”는 문구가 담겼다.

‘에브리원 헤이츠 일론’ 측은 “정부는 복지 재정을 위한 ‘어려운 선택’을 강요하면서도, 베이조스는 도시 절반을 며칠씩 전용해 온라인바카라을 치를 수 있는 재력을 자랑한다”며 “불과 몇 주 전에는 11분짜리 우주여행에 수백억 원을 들였다. 이보다 명확한 부유세 도입 근거가 어디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린피스 활동가 클라라 톰슨(Clara Thompson)은 “기후위기로 가라앉고 있는 도시 위에서, 억만장자들은 초호화 요트에서 파티를 즐기고 있다”며 “문제는 단지 한 명의 억만장자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초부유층이 온라인바카라 책임을 회피하도록 허용하는 불공정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정하고 포용적인 글로벌 조세 규칙은 반드시 UN 수준에서 새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초부유층에 대한 과세가 친환경 에너지 전환, 대중교통 확충, 주거 복지 향상 등 ‘정의로운 미래’를 위한 중요한 재원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린피스의 대표적 환경운동 선박 ‘아틱 선라이즈(Arctic Sunrise)’는 시위 직전 주말 온라인바카라 항에 정박해, 화석연료 산업이 사람과 지구에 미치는 피해를 알리는 현장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제프 베이조스는 이번 온라인바카라에서 도시 일부를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와 맞물린 시민단체들의 시위는 조세 정의와 기후 정의의 목소리를 결합한 강력한 메시지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