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광고 노하우(4): “로우 벳38(Low-Angle)”로 찍어야 멋있다
영상광고촬영에는 “로우벳38 샷”을 권한다
벳38(Angle)? 벳38은 각도다. 무슨 각도? 카메라의 각도다.
감독은 장면에 맞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카메라의 벳38을 쉴새없이 움직인다. 카메라 벳38은 그러면서 생기는 각도를 말한다. 왜 벳38에 신경을 써야 하는가? 똑같은 모델을 찍더라도 카메라 벳38에 따라 느낌이 매우 달라지기 때문이다.
카메라 벳38은 세 가지다. 카메라를 열심히 움직여다음 장면들을 만든다.
1. “아이레벨 샷(Eye-Level Shot)”: 말 그대로, 모델의 눈높이에서 찍는 장면이다. 마주 보며 대화하는 기분이라 시청자는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뉴스의 앵커 장면이나 웹캠(Webcam)으로 찍는 장면이 대개 아이레벨 샷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편안하지만 지루하다. 특히 1-2초 안에 눈길을 끌어야 하는 영상광고에서는 불리하다. 물론 의도적으로 2D 느낌을 주고 싶다면 써도 좋다.
2. "하이벳38 샷(High-Angle Shot)": 카메라를 모델보다 높은 곳에 놓고 찍는 장면이다. 키 큰 어른이 아이를 내려다 보는 것처럼 어떤 힘에 눌려서 보이는 느낌을 준다. 셀피(Selfie) 찍을 때 좋은 각도를 찾으려고 폰을 머리 위로 올려 아래로 찍는 장면이 바로 하이벳38 샷이다. 자동차 주행장면을 높은 곳에 올라가 찍거나, 크레인(Crane)이나 드론(Drone)으로도 찍는다. 하늘에서 새가 내려다 본 시각으로 찍는 장면을 “버즈아이뷰(Bird’s Eye View)”라고 부른다. 영상광고에서는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설정 샷(Establishing Shot)” 목적으로 잠깐 쓰지, 자주 쓰지는 않는다. 광고주나 시청자는 모델이나 제품에 관심이 더 많다.
3. “로우 벳38 샷(Low-Angle Shot)”: 카메라 위치를 모델 눈높이보다 낮추어 놓고 위로 찍는 장면이다. 우러러보는 느낌이 나므로 극적 효과가 생긴다. 모델이 시청자보다 위에 있으므로 모델이 심리적으로 강력하게 보이는 느낌을 만들어준다. 모델과 제품 같은 중요한 요소에 강세를 주는 방법이다. 영상광고나 영화에서 습관적으로 많이 쓴다.로우벳38 샷은 지루한 장면에 극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영상광고촬영에는 로우벳38 샷을 권한다. 위의 그림은 극단적인 로우벳38 샷이다. 카메라를 너무 낮추면 모델이 그로테스크하게 보이므로, 눈높이보다 살짝 아래에서 찍는 것이 효과적이다.아무튼 습관적으로촬영하는 이의 눈높이에서 찍지 말자. 촬영장에 가면, 촬영감독이 카메라 벳38을 어떻게 잡는지 유심히 보라. 카메라를 매우 낮게 낮추기 위해 다리가 짧은 “베이비 트라이포드(Baby Tripod)”도 자주 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는 아이들의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찍기 위해 열 대가 넘는 카메라가 동원된다. 하지만 아이가 단독으로 움직일 때는 촬영감독도 쭈그리고 앉아 카메라를 아이 눈높이로 낮추어 찍는다. 강아지가 주인공인 영화 “베토벤(Beethoven)”에는 카메라를 거의 바닥에 놓고 이동하며 찍은 로우 벳38샷이 많이 나온다. 강아지의 관점이니까. 유튜브용 영상도 웹캠 눈높이로 찍지 말고 카메라를 조금만이라도 낮추어 찍어보라. 인물이 확 달라진다.
오늘 저녁, TV의 영상광고나 넷플릭스 영화 장면에 로우 벳38 샷이 얼마나 자주 쓰이는지 찾아보시라. 드라마에 몰입하는 재미는 적어지지만, 벳38을 낮추어 찍은 장면이 많은 것을 알게되는 재미가 있다. 자세를 낮추어 찍으면 훨씬 극적으로 보인다. 로우 벳38 샷의 힘이다.
지금 스마트폰을 켜고 옆에 있는 사람을 찍어보자. 한 장은 아이레벨로, 다른 한 장은 로우벳38로. 로우 벳38(Low Angle)이 헐리웃 영화감독과 영상광고감독들의 비밀병기다.
정상수(청주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