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시대에 ‘K성인슬롯사이트’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한국 슬롯사이트산업에 던진 뼈아픈 질문
「유승철의 CEO 인사이트」는 ‘인공지능 전환(AX) 시대의 CEO’들을 위한 비즈니스 컬럼으로, 마케팅 전략·소비자 심리·콘텐츠 비즈니스에 관련한 영감을 제공합니다.
2025년 9월 26일자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Using the internet in South Korea? Prepare for the pornographic ads(한국에서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포르노 슬롯사이트를 볼 각오는 해)"라는 제목의 기사(원문 클릭)를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대표되는 K-콘텐츠가 전 세계를 사로잡으며 한류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고 있는 바로 그 시점에, 우리 슬롯사이트 산업의 어두운 이면이 이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날 줄이야.
기사 속 제시카 림(Jessica Lim)이라는 43세 여성의 증언이 특히 인상적이다. 뉴스 기사를 읽다가 "반나체 여성이 남성에게 가슴을 잡히며 도망치려는" 웹툰 슬롯사이트를 마주했다는 그녀의 경험담. 이런 슬롯사이트를 일주일에 몇 번씩 본다는 그녀의 말에서, 2025년 한류 3.0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과연 무엇을 읽어야 할까?
문제는 이것이 웹툰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성인 웹툰 슬롯사이트는 빙산의 일각일 뿐, 실제로는 불법 도박, 투자 및 대출 사기, 성착취, 딥페이크, 심지어 마약까지 온갖 유해 콘텐츠들이 '다크 마케팅(Dark Marketing)'의 이름으로 우리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한국 슬롯사이트 산업 전체의 품질 관리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자동화 시스템이 만든 책임의 공백 그리고 다크 마케팅
워싱턴포스트 기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구글 대변인의 해명이다. "구글 애즈(Google Ads)에서는 성인 슬롯사이트를 차단하지만, 구글 애드 매니저(Google Ad Manager) 같은 퍼블리셔 도구에서는 제3자 네트워크가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게 바로 현대 디지털 슬롯사이트의 치명적 아이러니다. 프로그래매틱 슬롯사이트(Programmatic Advertising) 시스템은 효율성의 극치를 추구한다. 실시간 입찰(Real-Time Bidding)로 0.1초 만에 슬롯사이트가 결정되고, 슬롯사이트주-플랫폼-글로벌 네트워크가 복잡하게 얽혀 돌아간다. 그런데 이 완벽해 보이는 시스템에는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 “아무도 전체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여러 명이 함께 밧줄을 당기는데, 정작 밧줄이 끊어졌을 때는 누구도 "내가 너무 세게 당겼다"고 말하지 않는 상황과 같다. 시스템은 완벽하게 작동하지만,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는다.
바로 이 책임의 공백이 다크 마케팅의 온상이 되고 있다. 필자가 『인공지능과 다크 마케팅』(2025)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현대의 악성 마케팅은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 불법 도박 사이트들이 '무료 게임'으로 포장해서 슬롯사이트하고, 고금리 대출업체들이 '즉시 승인'을 미끼로 취약계층을 노린다. 성착취물 유통업체들은 웹툰이나 게임 슬롯사이트로 위장해서 미성년자들에게까지 노출된다. 심지어 마약 판매상들도 '건강보조식품' 또는 ‘수험생 집중력 강화제’라는 가면을 쓰고 소셜미디어 슬롯사이트로 스며든다. 문제는 이런 다크 마케팅이 개별 플랫폼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는 점이다. 자동화된 시스템에서는 슬롯사이트의 실제 내용보다 클릭률과 수익률이 우선시되고, 그 과정에서 윤리적 기준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레몬 시장의 법칙: 나쁜 슬롯사이트는 좋은 슬롯사이트를 몰아낸다
중앙대학교 연구진이 2023년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20-39세 이용자들이 성인 웹툰 슬롯사이트에 주 3회 이상 노출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실제로는 도박, 대출, 성착취 등 훨씬 더 유해한 슬롯사이트들이 일상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이 숫자가 단순한 통계로 보이는가? 천만에다. 이는 한국 슬롯사이트 산업이 경제학자 조지 애컬로프(George Akerlof)가 말한 '레몬 시장(Market for Lemons)'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는 신호다. 나쁜 상품이 좋은 상품을 몰아내는 현상 말이다.
개별 플랫폼 입장에서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슬롯사이트가 클릭률도 높고 수익도 좋다. 불법 도박 사이트는 정상적인 게임 회사보다 훨씬 높은 슬롯사이트비를 지불할 수 있고, 고금리 대출업체는 은행보다 더 매력적인 수수료를 제안한다. 하지만 모든 플랫폼이 이런 식으로 경쟁하면 어떻게 될까? 결국 산업 전체의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경제학자 프레드 허쉬(Fred Hirsch)가 말한 '사회적 한계(Social Limits to Growth)' 이론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다. 개별적으로는 합리적인 선택이 집합적으로는 재앙이 되는 것. 마치 콘서트장에서 앞사람이 일어서면 나도 일어서야 하고, 결국 모든 사람이 서서 보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다크 마케팅이 정상적인 슬롯사이트주들을 시장에서 밀어낸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슬롯사이트윤리』(2023)에서 여러 연구자들이 논의한 바와 같이, 윤리적 기준을 지키려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슬롯사이트 효과에 만족해야 하고, 결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 선량한 슬롯사이트주들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규제와 시장의 딜레마: 사후 수습을 넘어 사전 예방으로
기사에서 아동 복지 단체 관계자가 한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보호자가 아무리 노력해도 슬롯사이트 노출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 영국 아동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의 75% 이상이 원치 않는 성적 이미지에 노출된다고 한다. 한국 청소년들은 여기에 더해 불법 도박, 고금리 대출, 심지어 마약까지 노출될 위험에 처해 있다.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각종 자문위원회가 하는 일은 전형적인 '사후 수습' 식이다. 문제가 터진 후에 뒤쫓아가며 수습하는 방식. 하지만 다크 마케팅의 속도는 규제의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하나의 불법 슬롯사이트를 차단하면 열 개의 새로운 변종이 나타난다.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이 '코드의 법(Code as Law)'에서 지적했듯이, 디지털 환경에서는 기술 자체가 규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답은 명확하다. 나쁜 슬롯사이트를 걸러내는 것보다 좋은 슬롯사이트 생태계를 처음부터 설계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마치 교통사고가 난 후 구급차를 부르는 것보다, 애초에 안전한 도로를 만드는 것이 더 현명한 것과 유사하다. 슬롯사이트 산업에도 '안전한 도로'에 해당하는 품질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발상을 바꿔보자. 소비자들,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차단이 아니라 분별력이다. 『네이티브 슬롯사이트』(2016)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슬롯사이트와 콘텐츠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대에 소비자들이 다크 마케팅의 수법을 스스로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면역력'을 길러주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까? 마치 아이에게 "위험하니까 밖에 나가지 마"라고 하는 것보다 "위험을 알아보고 대처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더 현명한 것처럼 말이다. 불법 도박 슬롯사이트의 미끼 전술, 고금리 대출의 함정, 성착취물의 위장 수법 등을 교육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 될 것이다.
신뢰 자본의 위기와 한국 슬롯사이트 산업의 선택
신뢰는 사회의 가장 중요한 자본이다. 그런데 신뢰라는 것은 참 묘하다. 쌓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하루면 충분하다. 한국이 지금까지 쌓아온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생각해보자.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징어 게임>, <킹덤>, <이태원 클라쓰> 등으로 이어진 K-콘텐츠 열풍, 삼성과 LG 그리고 현대/기아와 한화로 대표되는 K-테크놀로지, BTS와 블랙핑크로 상징되는 K-팝까지. 그런데 이 모든 성취가 "한국 인터넷 쓰려면 불법 슬롯사이트 각오하라"는 한 줄의 헤드라인으로 얼룩질 수 있다는 게 현실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다크 마케팅이 단순히 이미지 손상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불법 도박으로 인한 가정 파탄, 고금리 대출로 인한 개인 파산, 성착취물로 인한 청소년 피해, 마약으로 인한 사회 안전 위협까지. 슬롯사이트 산업의 품질 문제가 사회 전체의 안전망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기사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의 핵심은 이것이다. 우리는 어떤 성공을 원하는가? 단기적 수익에 취해 윤리적 기준을 포기하며 달려갈 것인가? 아니면 조금 느려도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를 차근차근 만들어갈 것인가?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지속가능한 성공은 속도가 아니라 ‘올바른 방향’에서 나온다. 빨리 가는 것보다 제대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번 워싱턴포스트 보도는 분명 불편한 진실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를 단순한 '한국의 국가 이미지 손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우리가 놓치고 있던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한국 슬롯사이트 산업이 진정한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이제는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숙을 보여줄 때다. 다크 마케팅을 척결하고, 투명하고 윤리적인 슬롯사이트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 그 첫걸음은 업계 스스로가 품질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 참고문헌
- Akerlof, G. A. (1970). The market for "lemons": Quality uncertainty and the market mechanism.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84(3), 488-500. https://doi.org/10.2307/1879431
- Children's Commissioner for England. (2025, August). Sex is kind of broken now: Children and pornography. Office of the Children's Commissioner. https://www.childrenscommissioner.gov.uk/resource/sex-is-kind-of-broken-now-children-and-pornography/
- Fukuyama, F. (1995). Trust: The social virtues and the Creation of prosperity. Free Press.
- 한국콘텐츠진흥원. (2024). 2024 만화산업백서. 한국콘텐츠진흥원. https://welcon.kocca.kr/ko/info/trend/1954392
- Hirsch, F. (1976). Social limits to growth. Harvard University Press.
- Frances Vinall (2025, September 26). Using the internet in South Korea? Prepare for the pornographic ads. The Washington Post. https://www.washingtonpost.com/world/2025/09/26/webtoon-online-ads-explicit-violence/
- 김동현, 유홍식. (2023). 성인웹툰이 20~30대 이용자의 성 태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사회과학연구, 62(2), 253-274. 10.22418/JSS.2023.4.62.2.253
- Lessig, L. (2006). Code: Version 2.0. Basic Books.
- 유승철. (2016). 네이티브 슬롯사이트. 커뮤니케이션북스.
- 유승철, 상윤모, 엄남현, & 양승광. (2023). 인공지능 시대의 슬롯사이트윤리. 학지사.
- 유승철. (2025). 인공지능과 다크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북스.
유승철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에서 ‘미디어공학&창업 트랙’을 담당하고 있다. 다양한 컬럼과 영상을 활용한 비즈니스 콘텐츠로 CEO들에게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