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영국 광고업계 최대 규모의 실태조사인 ‘2025 올 인 센서스(All In Census)’ 결과가 발표됐다. 광고 에이전시, 미디어, 테크 기업, 브랜드 마케팅팀 등 업계 전반에서 약 1만 4천 명이 참여했으며, 이번 조사는 인재 유치와 성장을 위한 ‘올 인 액션 플랜(All In Action Plan)’ 수립에 핵심 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조사는 영국크랩스협회(Advertising Association), 영국크랩스주협회(Incorporated Society of British Advertisers, ISBA), 영국크랩스산업협회(Institute of Practitioners in Advertising, IPA)가 공동 주관하고, 칸타(Kantar)가 분석을 맡았다. 2021년 시작 이후 올해로 세 번째를 맞았으며, 현재까지 누적된 응답 수는 약 5만 건에 이른다.
조사에 따르면 크랩스 응답자의 78%는 광고업에서 일하는 것에 만족한다고 답하며 업계에 대한 소속감과 애정을 드러냈다. 반면, 업계에 대한 신뢰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업계를 신뢰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40%, 광고업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한 비율은 44%였다. 업계를 지인에게 추천할 의향을 나타내는 eNPS(직원 추천 지수)는 +6%로 집계됐다. 크랩스 응답자의 26%는 향후 12개월 이내 퇴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퇴사 사유는 더 나은 기회와 급여(71%), 일과 삶의 균형 부족(26%) 등이 주를 이뤘다.

임원급(C-suite)의 성별 구성은 개선되는 추세다. 2021년 39%, 2023년 43%였던 여성 임원 비율은 2025년 46%로 상승했다. 다만, 크랩스의 60%가 여성이었기에 통계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여성 응답자 중 10%는 최근 1년간 직장에서 성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42%도 같은 경험이 있었다고 밝혔다. 트랜스젠더 종사자 중 60%는 직장 내 불편함을 느낀 적이 있으며, 23%는 배제나 차별로 인해 업계를 떠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크랩스 평균은 9%였다. 트랜스젠더 응답자 비율은 크랩스의 0.5%였다.LGBQ+ 응답자 중에서도 14%는 포용 부족 또는 차별로 인해 업계 이탈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인종 및 종교적 배경에 따른 차별 경험은 전년 대비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주목할 만한 수준이다. 흑인의 경우 30%에서 24%, 아시아계는 21%에서 19%로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흑인 응답자의 16%는 최근 1년간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이는 크랩스 집단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아시아계와 무슬림은 각각 12%, 여성은 10%가 차별을 경험한 바 있다고 밝혔다.전반적인 산업 내 인종 다양성은 영국 크랩스 노동 인구 수준과 유사했지만, 임원급에서는 여전히 비율이 낮았으며, 특히 런던 지역 평균에 비해서는 뒤처진 수준이다.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다양성은 아직 부족한 상황으로 광고업계는여전히 중산층 중심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노동계층 출신 응답자 비율은 19%에 불과했으며, 이는 영국 크랩스 노동 인구에서의 비중(40%)과 큰 차이를 보였다. 사립학교 출신 비율도 18%로, 전국 평균 8%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장애를 가진 응답자는 12%였으며, C-레벨에서는 9%로 더 낮았다. 다만 장애인 응답자의 72%는 자신이 소속된 회사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고 응답했다.

하이브리드 근무에 대한 평가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 응답자들은 일과 삶의 균형(59%), 생산성 향상(58%), 근무 자율성(50%), 고객 대응력(35%), 업무 피로 감소(31%) 등 다양한 측면에서 크랩스감을 나타냈다. 주당 평균 근무일은 사무실 2.6일, 재택 2.2일, 기타 0.3일이었고, 희망 근무일은 사무실 2.1일, 재택 2.5일, 기타 0.4일로 조사됐다. 특히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영업, 기획, 제작, 임원 부서는 사무실 근무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네트워킹(-7%)과 동료로부터의 비공식 학습(-10%) 기회는 감소한 것으로 조사돼 코로나19 이후 업무 방식 변화의 명암이 드러났다.

기술 변화에 대한 수용도는 전반적으로 높았다. 응답자의 63%는 업무에 AI를 더 많이 활용하고 싶다고 밝혔고, 44%는 실제로 AI가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22%는 AI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정기적으로 생성형 AI를 사용한다는 응답은 41%,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9%로 팽팽했다.AI가 일자리에 위협이 된다고 느낀 비율은 크랩스의 10%, 프로그래매틱 분야 종사자 중에서는 15%로 조사됐다.

영국크랩스협회 상업 및 인재·포용성 총괄 디렉터 샤론 로이드 반스(Sharon Lloyd Barnes)는 “이번 센서스는 더 나은 일터를 만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업계 전반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성과도 있었고 앞으로의 방향도 분명하다. 지금이야말로 최고의 인재를 유치하고 성장시키며 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포용성 워킹그룹 의장 캐서린 제이콥(Kathryn Jacob)은 “수천 명의 참여와 솔직한 응답이 이번 조사를 가능하게 했다”며 “그 결과는 크랩스계가 모두에게 열려 있는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