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광고는 왜 반드시 친절해야만 하는가?”
제일기획 카피라이터. 광고홍보 전공 교수였던 광고·브랜드 전문가 이현우는 신간 『광고에 말 걸기』(북코리아)에서 이렇게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단지 제품을 알리는 도구로 소비되는 광고를 넘어서, 시대정신을 담고 대중과 감정적으로 소통하는 하나의 언어로 광고를 바라본다.
1998년, 스탠퍼드 대학교 동문인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이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한 구글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웠다.
애플의 역사는 1976년 캘리포니아의 작은 차고에서 시작되었다. 스티브 잡스, 스티브 워즈니악, 그리고 로날드 웨인이라는 세 명의 청년은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재정의하겠다는 꿈을 품고 애플을 창업했다. 그리고 이들이 만든 첫 번째 제품, 애플 I과 애플 II는 그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시작이었다.
넷플릭스의 시작은 소박했다. 1997년,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와 마크 랜돌프(Marc Randolph)가 설립한 넷플릭스는 우편으로 DVD를 대여해주는 서비스로 출발했다. 기존 비디오 대여점과 달리 연체료가 없는 시스템은 소비자들에게 혁신적인 대안으로 다가왔다. 이 모델은 OTT 플랫폼으로 전환하며 본격적인 날개를 달았다.
HP는 스탠퍼드대학교 동창생인 빌 휴렛(Bill Hewlett)과 데이비드 팩커드(David Packard)가 공동으로 설립한 기업이다. 이들의 이니셜을 따서 HP라는 이름이 붙었다. 캘리포니아 주의 허름한 차고에서 탄생한 이 기업의 모태는 실리콘밸리의 태동을 상징하는 역사적 유적지로 지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한다.
맥도날드의 창립은 그 자체로 신화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밀크셰이크 믹서를 만들어 팔던 떠돌이 장사꾼인 레이 크락(Ray Kroc)은 1954년 샌 버나디노(San Bernadino)의 사막에서 자본주의의 천재로 변신한다. 그의 눈에 비친 맥도날드의 점포는 무지개 빛의 광채를 띠고 나타난 오아시스였다.
하이네켄의 기원은 1592년으로 거슬러 잡아야 한다. 바인트겐 엘버츠(Weijntgen Elberts)라는 미망인이 암스테르담 도심에 하이스택 양조장(Haystack brewery)을 세웠고, 1864년 약관 22살의 제라드 아드리안 하이네켄(Gerard Adriaan Heineken)이 지역 최고 규모였던 하이스택 양조장을 인수하면서 하이네켄 집안을 맥주의 본가로 자리하게 만든다.
자본주의 세계의 핵심 아이콘은 브랜드이다. 21세기를 이끌어 가는 레전드 브랜드들은 의외의 장소에서 우연한 계기로 태동했다. 사막, 차고, 공장, 양조장, 비디오 가게 등이 산실이었다.
대학 동문이나 고향 친구들이 어쩌다 의기투합해서 무모한 야망으로 일을 저지른다는 엉성한 서사와 낭만적인 스토리로 시작된다. 치밀한 사업계획과 비장한 도원결의 같은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어쩌면 수십번의 대기업 입사도전에 실패한 취업재수생들에게는 복음 같은 소식일지 모르겠다. 지금 스타트업을 감행하는 초라한 열정들이 22세기, 23세기 수퍼브랜드들의 씨앗일지 누가 알겠는가?
'브랜드의 탄생과 혁신'이라는 부제가 붙은 칼럼집 <광고에 말 걸기의 주요 내용이다.
그중에서도 프랑스 패션 브랜드 쿠카이(KOOKAÏ)의 파격적인 업카지노 캠페인은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사례 중 하나다. 저자는 쿠카이 업카지노를 “더 이상 예쁜 옷, 매혹적인 모델, 스타일리시한 이미지에 안주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고정된 성역할과 젠더 불균형, 남성 중심의 권력 구조를 정면으로 다루는 쿠카이의 업카지노는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하나의 사회적 선언이자 시위처럼 읽힌다.
책은 쿠카이를 비롯해, 앱솔루트 보드카의 25년간 이어진 이미지 업카지노, 나이키 ‘Just Do It’ 캠페인, 금연 캠페인의 시대별 전략 변화 등 다양한 업카지노 사례를 통해 브랜드가 어떻게 시대와 호흡해왔는지를 조망한다. 한 병의 보드카, 한 켤레의 운동화, 한 벌의 옷이 어떻게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 영향을 주고, 나아가 사회적 의제를 제기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업카지노는 시대를 향해 말을 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이 책의 핵심이다. 쿠카이 업카지노처럼 누군가에게는 불쾌하거나 과도하게 느껴질 수 있는 메시지일지라도, 그 불편함이야말로 브랜드가 사회와 진지하게 대화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광고에 말 걸기』는 브랜드의 기원부터 글로벌 광고 캠페인의 혁신 전략까지, 광고라는 텍스트를 해석하고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 독자에게 ‘브랜드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 결국 이 책이 독자에게 남기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에게 브랜드란 무엇인가?”
이현우
제일기획 카피라이터,동의대학교 업카지노홍보학과 교수,수필과비평 작가회의 정회원,월간 에세이 회원,브런치스토리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밀리의 서재 작가, <매드타임스(MAD Times) 칼럼니스트
지금까지『트렌드가 된 브랜드』,『업카지노, 묘약인가 마약인가?』,『업카지노글쓰기의 아트』(번역),『업카지노 발상과 전략의 텍스트』(공저),『업카지노카피의 이론과 실제』(공저),『방송업카지노와 업카지노비평』(공저),『방송업카지노 장르론』(공저),『업카지노홍보 실무특강』(공저) 등을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