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구글이 인터넷 브라우저 크롬에서 서드파티 쿠키(third-party cookies) 지원 중단 계획을 공식 철회했다. 구글은 지난 22일(현지 시간) 이 같은 결정을 발표하며, 2020년 초부터 여러 차례 연기되어온 계획이 결국 중단되었다고 밝혔다. 대신 사용자들이 웹 브라우징 전반에 걸쳐 "정보에 기반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기능을 크롬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드파티 쿠키는 사용자가 방문한 사이트 외부에서도 활동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해 멤버십토토주들이 맞춤형 멤버십토토를 제공하는 데 활용된다. 구글은 2020년 쿠키 지원 종료를 예고하고, 2022년 초까지 이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으나, 사용자, 퍼블리셔, 멤버십토토주 등의 요구를 반영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프라이버시 샌드박스(Privacy Sandbox)’ 계획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연합 학습(Federated Learning of Cohorts)' 등 다양한 기술이 제안됐지만, 멤버십토토 업계의 반발과 규제기관의 우려로 수차례 지연됐다.
구글은 이번 결정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타 해리스-뉴턴(Ghita Harris-Newton) 구글 정부 업무 및 공공 정책 수석 이사는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를 처음 발표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업계 전체와 규제 환경이 지속적으로 변화해왔다”며, “우리는 업계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피드백을 반영해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멤버십토토은 타사 쿠키 지원을 유지하는 한편,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크롬 시크릿 모드의 추적 방지 기능 강화와 함께, 2025년 3분기에는 새로운 IP 보호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프라이버시 샌드박스의 향후 방향성에 대한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향후 업데이트된 로드맵과 투자 계획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정책 변경은 최근 구글이 온라인 광고 시장과 검색 시장에서 잇따른 반독점 소송 패소 이후 나온 것이다. 구글은 연방 법원에서 광고 기술 분야와 검색 엔진 시장에서 각각 불법적 독점 지위를 행사했다는 판결을 받았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규제 압력이 쿠키 정책 선회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검색 인텔리전스회사 캡티파이(Captify)의 아멜리아 와딩턴(Amelia Waddington) 글로벌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이번 소식은 놀랍지 않다”며, “구글은 결국 크롬을 매각해야 할 가능성에 대비해 광고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샌드박스는 구글이 크롬을 소유하고 공급망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설계된 것”이라며, “만약 크롬을 잃게 된다면, 다른 기업들처럼 타깃팅을 위해 쿠키에 다시 의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멤버십토토 업계는 이번 발표를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데이비드 코헨 IAB CEO와 앤서니 카처 IAB 테크랩 CEO는 이번 조치를 상호운용성 확보 및 업계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평가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보호를 향한 업계의 수년간 노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애덤 쉔켈(Adam Schenkel) 검검(GumGum) 글로벌 플랫폼 전략 및 운영 담당 부사장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온라인 활동 추적 방식에 대해 어느 때보다 민감한 상황에서, 쿠키를 유지하는 것은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문제는 타깃팅이 아니라 신뢰”라고 강조했다. 이어 “브랜드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멤버십토토 전략을 다각화하고, 더 이상 고객 신뢰를 훼손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업계 인사들은 이미 멤버십토토 시장이 타사 쿠키 의존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래비스 클링거(Travis Clinger) 라이브램프(LiveRamp) 최고 연결 및 생태계 책임자는 “마케터들은 여전히 도달 범위를 위해 타사 쿠키를 사용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플랫폼과 경험을 아우를 수 있는 도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의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멤버십토토 시장을 둘러싼 규제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션 커닝햄 VAB 사장 겸 CEO는 "지난주 구글에 대한 두 번째 주요 판결은 디지털 멤버십토토 산업의 재편을 촉진할 것"이라며, "마케터들은 이제 구글의 비디오 멤버십토토 관행에서도 투명성을 요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글의 비디오 멤버십토토 영역에서 나타나는 비투명성 문제는 아직 범죄로 규정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투명성 기준을 바로잡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번 구글의 쿠키 관련 정책의 승자와 패자는 누구일까?애드위크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수혜자 중에는 더 트레이드 데스크(The Trade Desk)가 있다. 더 트레이드 데스크는유니파이드 ID 2.0(Unified ID 2.0)을 통해 오픈 웹 광고(Targeted Open Web)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했다. 더 트레이드 데스크의 제프 그린(Jeff Green) CEO는 지난해 투자자 대상 통화에서 "유니파이드 ID 2.0이 임계 대중 수용에 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라이브램프(LiveRamp) 역시 멤버십토토 매칭 비즈니스와 개인정보 보호형 ID 솔루션 램프ID(RampID)를 기반으로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브램프의 트래비스 클링거(Travis Clinger) CEO는 “마케터들은 고객이 있는 모든 곳에 존재하고, 접점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퍼스트 파티 데이터와 인증된 ID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야후(Yahoo) 또한 강력한 데이터 신호를 활용할 수 있어 수혜가 기대된다. 마켓처 미디어(Marketecture Media)의 아리 파파로(Ari Paparo) CEO는 "오픈 웹에 기반한 애드테크 기업들이 이번 발표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며, "예상됐던 수익 감소가 사라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판매 측면에서는 퍼브매틱(PubMatic), 매그나이트(Magnite), 인덱스 익스체인지(Index Exchange) 같은 대형 SSP(공급측 플랫폼)들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들은 퍼블리셔와 협력해 다양한 ID 신호를 수집하고 있으며, 문맥(Contextual) 기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쿠키 없는 환경에서도 강점을 유지해왔다. 퍼브매틱은 2020년 아이덴티티 허브(Identity Hub)를 도입해 퍼블리셔가 다양한 식별자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매그나이트의 제품관리 수석 부사장 개럿 맥그라스(Garrett McGrath)는 “이번 결정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의 한계를 인정한 것으로, 오픈 웹에 긍정적”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퍼스트 파티 신호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크리테오(Criteo)와 아우디전트(Audigent) 등은 멤버십토토의 샌드박스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한 기업들이다. 크리테오는 지난해, 쿠키 지원 종료로 2024년 하반기에 최대 4,000만 달러의 손실을 예상했으나, 이번 철회로 손실 위험을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크리테오는 약 100명의 인력을 샌드박스 제품 테스트에 투입하는 등 상당한 비용을 지출했다. 폴 배너스터(Paul Bannister) 랩티브(Raptive) 전략 책임자는 "업계 내부에 투자 낭비에 대한 분노가 크다"고 전했다.
아우디전트의 드루 스타인(Drew Stein) CEO는 지난해 아우디전트가 수백만 달러를 프라이버시 샌드박스에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넥스트롤(NextRoll), 인덱스 익스체인지(Index Exchange), RTB 하우스(RTB House) 등도 관련 솔루션 테스트에 참여해왔으며, 이들 역시 함몰 비용을 계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넥스트롤의 데이터 과학 엔지니어링 부사장 앤드류 패스코(Andrew Pascoe)는 “우리는 외형적 효과가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를 목표로 개인정보 보호 솔루션에 투자했다”며, 멤버십토토 유무와 관계없이 개인정보 보호 중심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TB 하우스의 마이클 램(Michael Lamb) 최고영업책임자(CCO)와 인덱스 익스체인지의 마이클 맥닐리(Michael McNeeley) 제품 담당 부사장도,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개인정보 보호 강화 방향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자체도 이번 결정으로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아리 파파로 CEO는 "구글은 수년간 프라이버시 개선을 약속했지만, 결국 아무 의미 있는 성과도 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루 파스칼리스(Lou Paskalis) 애드 폰테스 미디어(Ad Fontes Media) 전략 책임자는 "개발자와 광고주들이 구글의 장기 전략을 신뢰하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프라이버시 옹호 단체와 소비자들도 이번 구글 결정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쉬 월시(Josh Walsh) 브랜치랩(BranchLab) CEO는 "이번 결정은 개인정보 보호와 형평성 모두에 퇴보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아나 밀리체비치(Ana Milicevic) 스패로우 어드바이저(Sparrow Advisers) 공동 창업자는 "소비자들은 더 나은 멤버십토토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늦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디지털 멤버십토토 생태계가 여전히 개인정보 보호 강화 방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미디어 전략가 에릭 수퍼트(Eric Seufert)는 "결정론적 ID 의존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폴 배너스터 전략 책임자도 "서드파티쿠키의 시대는 여전히 끝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리 닥터 노부스(Novus) 데이터 전략 및 혁신 담당 수석 부사장은 “산업 전반이 개인정보 보호를 보다 엄격히 준수하는 데이터 활용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각 주별로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쿠키는 점차 의미 없는 기술로 전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멤버십토토업계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으며, 신뢰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발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멤버십토토 크롬(Google Chrome)에서 서드파티 쿠키(third-party cookies) 지원이 계속된다.
- 시크릿 모드(Incognito mode)에서는 서드파티 멤버십토토 차단이 유지된다.
- IP 보호(IP Protection) 기능은 2025년 3분기에 도입될 예정이다.
- 새로운 프라이버시 샌드박스(Privacy Sandbox) API 로드맵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 멤버십토토 크롬은 세이프 브라우징(Safe Browsing)과 인공지능(AI) 기반 보안 기능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