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한수경 기자]고요한 바닷속, 여덟 개의 팔이 물결처럼 퍼지며 춤을 춘다. CGI로 구현된 문어 ‘옥토(Okto)’가 선보이는 이 우아한 왈츠는 BMW의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 ‘옥토왈츠(Okto the Octopus Waltz)’의 중심 장면이다. 예술과 기술, 상상력과 정밀함이 교차하는 이 영상은 BMW의 첨단 차량 제어 시스템 ‘하트 오브 조이(Heart of Joy)’의 기술적 혁신을 감성적으로 풀어낸다.
이번 캠페인은 독일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융 폰 마트(Jung von Matt)’와 협업해 제작됐으며, 연출은 ‘언톨드 스튜디오(Untold Studios)’의 ‘디아머드(Diarmid)’ 감독이 담당했다. 전 과정은 기술적 실험과 예술적 해석이 조화를 이루는 도전이었고, 제작은 독일 베를린에 기반을 둔 ‘파라솔 아일랜드(Parasol Island)’와 공동으로 이뤄졌다.
문어는 여덟 개의 팔을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분산 신경계를 가진 생물이다. 이는 기존 자동차가 가속, 제동, 조향 등 각 기능을 별도의 시스템으로 제어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그러나 메이저사이트가 개발한 하트 오브 조이는 이러한 주행 역학 기능을 하나의 중앙 제어 유닛에서 통합적으로 조율함으로써, 마치 문어가 하나의 신경계를 통해 모든 팔을 정밀하게 움직이듯 유기적인 차량 제어를 실현한다.
이러한 비유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정교한 VFX 기술을 통해 생생하게 구현되었다. 언톨드 스튜디오의 수상 경력 있는 팀은 CGI 문어 ‘옥토’를 실물처럼 표현했고, 춤의 자연스러움을 위해 실제 문어의 움직임과 인간의 춤 동작을 결합하는 애니메이션 연구를 병행했다. 초기에는 문어 고유의 리듬을 살리려 했으나 지나치게 사실적인 표현은 오히려 이질감을 줬고, 이에 인간적인 특성을 더해 감정과 유머를 담은 퍼포먼스로 완성됐다. ‘문워크’ 장면이 추가되면서 상상력은 한층 더 확장됐다.
디아머드 감독은 이번 프로젝트가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지만, 매일의 도전이 창의력을 이끌어냈고 모든 과정이 긴밀한 팀워크 속에서 진행됐기에 결과물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VFX 메이저사이트 디렉터 톰 레이너(Tom Raynor) 역시 팀이 경험한 가장 도전적이면서도 가장 즐거운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옥토왈츠는 BMW가 단순한 기술을 넘어, 그 기술을 어떻게 감성적으로 해석하고 시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바닷속을 유영하는 옥토는 완벽한 조율과 부드러운 움직임, 일관된 통제력을 통해 미래 자동차가 지향하는 방향을 상징한다. 단순한 광고를 넘어, 브랜드 철학과 기술 비전이 교차하는 시적인 메시지다.
BMW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기술 혁신에 예술적 상상력을 더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BMW가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미래 자동차 기술의 방향성을 동시에 제시했다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