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하인즈 베커 칼럼니스트]아이디어는 냉동 보관이 되지 않는다. 누가 “그거 좋다. 일단 저장해 두자”라고 말하면, 나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망했다." 아이디어는 고체가 아니라 반고체다. 멈춰 있는 순간부터 녹기 시작한다. 다시 말하면, 계속 먹지 않으면, 아이디어는 녹는다.
생각을 아이스크림처럼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한 입 먹고 돌아서는 순간, 접착력은 사라진다. "어제는 좋았는데 오늘 다시 보니 별로"라는 말은, 그 아이디어가 나빴던 게 아니다. 녹은 것이다. 대부분의 크리에이티브가 이런 과정을 거치며 소멸된다. 초기엔 반짝인다. 회의실에서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 카피 한 줄이 힘 있게 들어간다. 그런데 다음날 다시 보면 어딘가 어색하다. 뭔가 무너져 있다. 왜일까? 아이디어를 ‘냉동실에 넣고 하루 재운’ 탓이다. 크리에이티브는 아이스크림이다. 계속 핥아야 한다.
이건 마감과도 연결된다. 마감은 단지 ‘끝내는 날’이 아니다. 텐카지노이 완전히 녹기 전에 형태를 잡는 기술이다. 그래야 설득력을 유지할 수 있다. 마감이 미뤄질수록, 메시지는 흐려지고, 온도는 떨어지고, 결국은 한때 좋았던 것들이 한순간에 사라진다.
광고주도 종종 말한다. “그 아이디어, 그때 그거 좋았잖아요. 왜 바뀌었어요?” 우리는 대답한다. “녹았습니다.” 말은 그렇게 하지 않지만, 사실 그게 진짜 이유다. 텐카지노은 계속 핥아야 하고, 아이디어는 계속 만져야 한다. 방심하면 흐른다. 그리고 다시는 같은 형태로 돌아오지 않는다.
텐카지노는 유통기한을 가진 녹는 식품이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살아 있을 때만 달콤한 물성, 그것이 광고의 언어다.
하인즈 베커 Heinz Becker
30년 가까이 전 세계 텐카지노를 떠돌며 Copy Writer, Creative Director, ECD, CCO로 살았다. 지휘한 캠페인 수백개, 성공한 캠페인 수십개, 쓴 책 3권, 영화가 된 책이 하나 있다. 2024년 자발적 은퇴 후, 브런치와 Medium에 한글과 영어로 다양한 글을 쓰면서 전업작가로 살고 있다. 가끔은 강의와 프로젝트에도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