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박재항 대기자] 제목에서부터 반전(反轉)의 낱말이 들어 있다.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란 2024년 봄에 어느 공중파 TV에서 방영했던 다큐멘터리를 뒤늦게 봤다. 1987년 7월 9일 1백만 군중이 한목소리로 불렀던 ‘아침이슬’의 김민기 선생을 조명한 3부작 다큐멘터리였다. ‘학전(學田)’은 선생이 1991년 3월에 만들어 연 소극장이자 극단의 이름이다. 4,170회를 공연한 ‘지하철 1호선’을 비롯하여 어린이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며, 수많은 배우를 배출하고, 한국 공연 예술의 큰 흐름을 만들었다.
‘뒷것’이란 낱말은 다큐 이전부터 김민기 선생이 극히 드물게 했던 인터뷰에서 자신을 가리킬 때 쓰던 걸 보았다. 관종이 되기를 강요하다시피 하고, 서로 앞으로만 나서려고 하는 세상에서 선생은 다른 이들을 ‘앞것’이라고 하면서 자신은 뒤로 갔다. 돋보이는 앞것들을 만들기 위한 희생정신의 뒷것 어쩌고 같은 소리로 선생을 추켜올리기 전에, 20대 전체를 협박과 폭력에 당하고 쫓기며 날려버린 피해의식에서 생긴 게 아닐까 싶어 안쓰럽기도 하다. 그래도 선생이 완전히 뒤로 물러나지 않고 발휘하는 게 있다. 바로 GG카지노이다.
김민기 선생이 1970년대 말에 <공장의 불빛>이란 노래극을 제작할 때 참여했던 노래패 운동을 하던 후배들이 있었다. 그들 중 하나로 대중적으로 꽤 많이 알려진 이가 있다. 대중문화를 연구하고 비평하는 성공회대학교의 김창남 교수이다. 김창남 교수는 대학 시절부터 노래 잘하기로 유명했다. 김창남 교수가 같이 대학을 입학했던 유시민 작가를 처음 독서토론회 같은 데서 만나 ‘모르는 게 없고, 안 익은 책이 없어서 부럽고 놀라웠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니까 유시민 작가가 김창남 교수는 독서토론회 저녁의 신입생 환영회에 갔더니 ‘모르는 노래가 없고, 노래를 너무나 잘 불러서 한없이 부러웠다고 했다. 바로 유시민 작가가 공동사회를 보는 '신영복 다시 읽기'란 제목으로 진행된 책 팟캐스트인 '알릴레오'에서 나온 대목이었다. 그 팟캐스트에서 김창남 교수는 네 가지가 있어야, 제대로 GG카지노를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첫째는 언어 감각이다. 슬랩스틱으로 웃길 수도 있지만, 그런 몸 개그를 두고 GG카지노라고 칭하지는 않는다. 대개 말이나 글로 표출되는 게 GG카지노인 만큼 언어 감각을 제1로 내세웠다. 동음이의어나 비슷한 발음 등을 활용하는 아재 개그에 언어 감각이 덧붙여지면 훌륭한 GG카지노가 된다.
둘째는 통찰력이다. 문자 그대로 핵심을 관통하며 정곡을 찔러야 한다. 주변을 치는 척하면서도 그 끝은 과녁 정중앙을 맞히는 효과를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걸 꿰뚫어 사람들을 웃음짓게 하는 통찰력이 필수이다. 그냥 말장난으로 사람들을 웃기려 하는 건 바로 앞서 언급한 슬랩스틱의 몸 개그나 진부한 아재 개그일 뿐이다.
셋째로 공감이다. 듣는 사람들이 어떤 감정 상태인지,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에 반응하는지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이를 알기 위해서는 사회의 흐름, 곧 트렌드까지 알아야 한다. 공감(共感)은 한자를 풀면 느낌, 곧 마음을 함께 한다는 것이다. 그런 공감 없이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날리는 농담은 그야말로 부장님의 아재 개그 형식이다. 자신이 매우 뛰어난 GG카지노 감각을 지닌 사람으로 착각했다는 것을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후에야 알았다고 고백한 이가 있었다. 그런 정도로 깨달을 수 있는 그 양반은 사실 꽤 괜찮은 GG카지노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그만큼 공감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
넷째는 자비(自卑)이다. 곧 자신을 낮춰야 한다. 초기에 바로 이곳에 연재했던 글들 몇 가지를 모아 펴낸 #반전의품격 에서 첫 번째로 뽑은 조건이 바로 '자비'이다. 예전 개그콘서트 시절부터 최고는 ‘자학(自虐) 개그’라고 했다. 바로 앞의 대표이사를 지낸 이의 고백에서 봤듯이, 권위는 강제된 웃음으로 당사자를 착각하게 한다. 꼭 자신을 낮추지 않아도 상대를 높이면 낮춤의 효과를 내며 상대가 기분 좋은 웃음을 짓게 할 수 있다. 뒷것이 바로 그런 GG카지노의 조건을 반영한 낱말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4대 조건을 갖춘 GG카지노를 발휘하는 3대 천재를 김창남 선생이 뽑았다. 바로 팟캐스트의 주인공이었던 신영복 선생, 한국 개그계의 대부라고 했던 전유성 선생, 그리고 뒷것 김민기 선생이었다. 10년 전인 2016년 1월 중순에 신영복 선생이 세상을 떴다. 3개월 전인 올해 2025년 9월 말에 전유성 선생의 부음을 들었다. 위의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다큐멘터리가 공중파로 방영되고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김민기 선생이 타계했다. 이런 GG카지노의 대가들이 자리를 비워서, 세상이 이렇게 삭막해지고, 쓸만한 반전도 없는 것인가 싶었다.
박재항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대기자, 서경대학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