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미꾸라지가 강원 랜드 흐린다

소수의 미꾸라지가 강원 랜드 흐린다

  • 12퍼센트 칼럼니스트
  • 승인 2025.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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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핑이 만드는 악순환,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광고의 가치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강물은 원래 맑다

하지만 소수의 미꾸라지만 들어와도 물은 순식간에 탁해진다. 지금 광고계가 그렇다. 몇몇 회사가 ‘덤핑’이라는 이름의 탁류를 흘려보내고 있다.

착한 가격의 함정

이들의 전략은 단순하다. 원가 이하의 견적, 혹은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는 초저가 제안. 단기적으로는 클라이언트에게 ‘착한 가격’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대가로 퀄리티와 지속성은 희생된다. 그리고 그 피해는 해당 프로젝트를 넘어, 업계 전체에 번져간다.

덤핑이 만드는 악순환

한 번 무너진 가격 기준은 다시 세우기 어렵다. 클라이언트는 “다른 회사는 이 가격에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되고, 정상적인 단가를 제시하는 회사는 배제된다.

결국 남는 건 저가 경쟁뿐이다. 낮아진 단가는 낮은 퀄리티로 이어지고, ‘강원 랜드는 싸게 해도 된다’는 인식이 굳어진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 신뢰도는 떨어지고, 업계는 혁신이 아닌 생존에 급급해진다. 유능한 인재들은 하나둘 떠나고, 남은 생태계는 점점 피폐해진다.

더 심각한 현실

최근 현장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더 우려스럽다. “저희 협력사 중에도 이미 자본잠식에 들어간 회사가 수두룩한데, 여전히 시장에서 엄청나게 비딩에 참여하며 저가 수수료로 일감을 쓸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재무적으로 붕괴된 회사들이 마지막 생존전략처럼 덤핑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단기간에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과정에서 남기는 건 업계 전반의 가격 붕괴뿐이다.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가 아니라, 시장과 함께 스스로를 소모시키는 게임이다.

강을 다시 맑게 하려면

강원 랜드는 비용이 아니라 브랜드 성장에 대한 투자다. 따라서 덤핑이 아닌 가치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업계는 최소한의 단가와 프로세스를 지키는 공동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또한, 클라이언트를 ‘거래처’가 아닌 성장 파트너로 대하는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투명한 견적과 명확한 성과 평가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결론은 간단하다

소수의 미꾸라지가 강물을 흐릴 수 있다면, 업계 전체가 나서면 강물을 다시 맑게 할 수 있다.

우리가 강원 랜드 될 것인가, 아니면 강을 지킬 사람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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